
빅터 차 CSIS 소장, 6일 최종현학술원 강연
"중국의 경제적 강압, 미국의 관세 위협에는
나토식 집단방위 경제에 적용해 회복력 확보
'G7+한국·호주' 구성 대응이 현실적 선택지"

6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특별강연에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 겸 조지타운대 석좌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세계적으로 통상정책을 상대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유지해오던 전략적 모호성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다른 중견 국가들과 집단 대응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최종현학술원에 따르면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 겸 조지타운대 석좌교수는 6일 서울 강남구 최종현학술원에서 열린 특별강연 때 상대국의 주권적 선택을 바꾸기 위해 무역과 투자를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위를 '경제적 강압'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1997년 이후 최소 600건 이상의 경제적 강압 사례를 통해 18개국, 470개 기업을 압박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응하려면 각국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차 소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집단방위'를 경제 영역에 적용한 '집단적 회복력' 개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 국가가 경제적 강압을 받을 경우 동맹국들이 서로의 취약(고의존) 품목을 나눠 맡아 공동 대응 카드를 갖추는 구상이다. 그는 또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공식은 더 이상 지속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집단적 회복력 실행을 위해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한국·호주 같은 중견국들이 결합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차 소장은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집중 비판하면서도 최근 미국이 동맹국에 관세 위협을 계속하는 데 대해 "전략적으로 옳지 않다"고 단언했다. '중국 리스크'만이 아니라 '미국 리스크'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통상 압박은 영구적인 전략이라기보다 협상을 위한 일시적 수단에 가깝다"며 "유럽, 일본, 호주 등과 한국이 결합한 'G7+한국·호주' 구성이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최종현학술원은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20주기를 기념해 2018년 출범한 민간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지정학적 전략이나 과학기술 혁신 관련 지식 교류와 정책 제안 활동을 해오고 있다.
한국일보 =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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