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파워 '나트륨 SMR 프로젝트'/그래픽=김지영
"SMR(소형모듈원자로) 확장을 위한 한미 협력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탈탄소화 목표 달성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설루션사업단장은 9일 최종현학술원이 발간한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종현학술원은 SK그룹이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보국 경영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창립한 곳이다. 현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최종현학술원이 '한미 원자력 동맹의 심화와 산업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열었던 회의 논의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김 단장은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원자력이 무탄소 기저전원으로서 사실상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산업계도 인식하고 있다"며 "이러한 배경이 최근 SMR 분야에 대한 민간 기업들의 관심을 높였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SMR 설계 철학으로 안전성·경제성·다목적성을 강조하면서 "차세대 SMR은 기존 재생에너지와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분산 발전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SK그룹은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의 SMR 기업 테라파워와 동맹을 통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테라파워의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려놓았다. 테라파워는 '액체나트륨'을 냉각재로 활용하는 4세대 원자로를 기반으로 한 SMR을 미국 와이오밍에 짓고 2030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 경수로를 활용하는 3.5세대를 뛰어넘은 프로젝트다. SK그룹은 이 같은 차세대 SMR이 반도체,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을 위한 기저전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단장은 테라파워의 SMR 프로젝트와 관련해 "사용 후 핵연료 절대량을 줄이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설계 단계에서 핵심 원자로 설비(nuclear island)와 보조 설비(non-nuclear island) 구역을 분리함으로써 폭발·화재 위험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기술·규제 선진성과 시장 규모, 한국의 공급망·시공·운영 및 유지보수 역량을 결합하면 SMR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규제 체계 변화와 심사 절차 간소화 등 규제 협력이 중요한데, 한국도 미국 규제 체계에 신속히 대응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통 접속, PPA(전력거래계약) 등 실제 산업 환경과 연계한 SMR 활용 방안이 사업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면 시장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미국 내 농축 설비 건설 투자 △한미일 간 규제 표준화 △다자 협업을 통한 안정적 핵연료 공급망 구축을 제안했다.
김 단장은 "한국은 SMR 공급망에 진입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적기·예산 내 프로젝트 완수 역량이 충분하다"고 힘을 줬다. 또 "차세대 SMR은 부지 자유도가 높고 일부는 열 에너지를 재활용하거나 재생에너지와 연계할 수 있어 운용이 보다 유연하다"며 "민관이 함께 전략적 준비를 하고, 기존 경험과 교훈을 공유하며 사업 체계를 정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이 300GW(기가와트)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을 선언한 배경으로 'AI 시대 전력 공급 문제'를 지목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원전, SMR, 핵추진 잠수함, 우라늄 농축?재처리는 개별 기술 이슈가 아니라 한국의 중장기 국가 전략을 결정하는 과제"라며 "한국은 동맹과 비확산 체계 내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산업적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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