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현학술원 - 허드슨硏 

“협상서 한국이해 배제 안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7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북·미 외교 재개 방향에 대해 한미동맹 바탕의 ‘스몰딜’ 협상, 북핵 억지력 강화 등을 제언한 미국 싱크탱크 정책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 함께 참여한 한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 협상 과정에서 동맹국인 한국의 이해가 배제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12일 최종현학술원은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와 함께 ‘협상, 교착, 그리고 억제: 북·미 외교 재개를 위한 시나리오’ 보고서 및 정책 제언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패트릭 크로닌 미국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프랭크 아움 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제니 타운 미국 스팀슨센터 산하 38노스 국장,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국장,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국무부 대북특사, 더그 밴도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 미측 핵협의그룹(NCG) 대표를 지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이 참여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정책 제언은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대표 집필을 맡았다.

보고서는 북·미 간 외교 재개 가능성과 이에 따른 전략적 대응을 스몰딜, 평화협정, 북핵 억지력 강화 등 6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핵 위기 대응에 있어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한 외교가 필수적이라는 데는 의견이 같았지만, 신중론과 대담한 접근 중 어떤 전략을 택할지는 의견이 갈렸다.

아움 전 선임연구원은 북·미 간 ‘안정적 공존’을 위한 방안으로 스몰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실질적인 스몰딜을 성사시켜 나감으로써, 향후 포괄적이고 우호적인 협상 분위기로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협상 영향력이 약화된 상태를 고려해 북한의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시험 중단과 미국의 연합훈련 축소 및 전략자산 전개 감축 간 맞교환 등을 제안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일부 대북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스몰딜 추진도 제시했다.

나랑 MIT 교수는 조급한 외교는 북한을 유리하게 만들고 한미동맹에도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실질적인 외교보다는 북핵 억지력 강화가 오히려 한반도 내 위험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나랑 교수는 억지력 강화의 일환으로 핵추진 순항미사일의 한반도 전진 배치 같은 실질적 조치를 제안했다. 이재명 정부에도 “확장억제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통해 한·미 공조의 일관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재성 교수는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되지 않도록 사전에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이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일보 = 이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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