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 "AI 분야 한·미·일 파트너십 필요… 3국이 최고 생태계 구축 가능"
최종현학술원, 워싱턴 DC서 TPD 개최
캠벨 前부장관 "한·미·일 협력 중요성 트럼프 정부에 알려야"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좌담회에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장관(왼쪽에서 두번째), 박진 전 외교부 장관(맨 오른쪽)이 참석해있다. /워싱턴특파원단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21일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좌담회에서 “미래 기술인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매우 긴밀한 한·미·일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며 “세 나라가 협력해 최고의 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3국 간 과학 외교를 한층 발전시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박 장관 재임 중 한·미·일은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통해 각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부침을 겪던 3국 협력의 제도화를 달성했다.
박 전 장관은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 역량, 미국의 AI 모델 생성 능력, 일본의 컴퓨터 반도체 디자인에 대한 촉진 관심 등을 언급하며 “이것 모두가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AI 시대에 우리는 과학 외교를 업그레이드해 기술적 변화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핵잠수함 공동 건조,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한·미·일 협력이 가능한 분야로 꼽았다.
박 전 장관은 한·미·일 경제 전략 대화의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제안하며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경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반도체·주요 광물 분야에서 공급망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더 넓은 그림을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중의 치열한 경쟁 속 AI 기술 혁명,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높은 관세와 보호 무역 정책을 펼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까지, 여러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미·일이 함께 문제를 해결할 전략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날 박 전 장관과 좌담회에 참석한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장관은 “관세전쟁으로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이 무역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전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관련 “북한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뿐 아니라 더 많은 제재를 가함으로써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이 위험한 도박을 그치고, 국제사회가 북한으로부터 공동으로 받는 위협에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캠벨은 “통제되지 않은 핵확산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유지하기 위한 비결 중 하나는 (한국과 일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한·미·일 협력이 중요했고,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것을 트럼프 행정부에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까지 한·미·일, 오커스(AUKUS), 쿼드(QUAD) 등 바이든 정부 때의 소(小)다자 협의체를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 = 김은중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