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최전선에서 전하는 인사이트 『요주의 과학』 안녕하세요 여러분, 『요주의 과학』입니다. 어느덧 여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 세계가 함께 즐기는 축구 축제로 더욱 뜨거운 계절을 보내고 있는데요. 축구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움직임과 균형, 그리고 힘이 승패를 좌우합니다. 흥미롭게도 우리 몸속 세포들 역시 끊임없이 힘을 주고받으며 움직이고, 주변 환경에 반응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세포와 힘의 관계를 연구하는 세포역학(Cell Mechanics) 및 기계생물학(Mechanobiology) 분야를 소개합니다. 아울러 월드컵 시즌을 맞아 축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프리킥 속 물리학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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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기계공학과 신현정 교수님은 세포와 조직이 물리적 힘에 반응하는 원리를 연구하는 세포역학 및 기계생물학 분야의 대표 연구자입니다. 힘을 이용한 암 전이, 조직 미세환경, 전자약(Electroceuticals) 연구를 수행하며 생명현상을 물리학과 공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 왔습니다. 특히 세포가 과거에 경험한 물리적 환경을 기억하는 역학적 기억(Mechanical Memory) 개념을 제시하며 세포 행동과 질병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계십니다. 하나의 수정란에서 시작한 세포들은 어떻게 신경세포와 근육세포, 혈관세포처럼 서로 다른 운명을 갖게 될까요? 이 운명의 비밀이자 오가노이드와 재생의학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 '힘'과 '세포'의 세계를 살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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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생물학: 세포는 힘을 느낀다 기계생물학은 세포와 조직이 물리적 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세포는 주변 조직의 단단함, 압력, 장력과 같은 물리적 환경을 끊임없이 감지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줄기세포라도 어떤 물리적 환경에 놓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드러운 환경에서는 신경세포로, 상대적으로 단단한 환경에서는 근육세포나 뼈세포로 분화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는 세포의 운명이 유전자뿐 아니라 물리적 환경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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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es of mechanosensitive channel Piezo1 in wound healing and scar formation. Life, 14(3), 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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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역학: 세포도 스스로 힘을 만든다 세포는 외부의 힘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스스로 힘을 만들어 이동하고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기도합니다. 세포는 바닥면을 붙잡고 앞으로 이동하면서 힘을 발생시키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힘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세포의 움직임과 질병의 관계를 보다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세포 간 응력(intercellular stress)과 주변 환경을 붙잡는 힘의 균형은 암세포의 이동과 전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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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어떻게 퍼질까 최근 연구들은 암세포가 단독으로 이동하는 것뿐 아니라 집단을 이루어 이동하며 전이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현정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세포가 만들어내는 힘의 방향성과 세포 간 접착 단백질인 P-cadherin이 암세포의 집단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암을 단순히 유전자 변이의 결과로 보는 것을 넘어, 세포들이 서로 주고받는 물리적 상호작용의 관점에서도 이해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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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는 과거를 기억한다 흥미로운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역학적 기억(Mechanical Memory) 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포는 현재의 환경뿐 아니라 과거에 경험했던 물리적 환경의 영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단단한 조직에서 자란 암세포는 이후 다른 환경으로 이동하더라도 더 높은 전이 능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세포가 단순히 현재 환경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미래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발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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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이용한 미래 의학 기계생물학 연구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기 자극을 이용해 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전자약(Electroceuticals) 부터 초음파나 기계적 자극을 이용한 세포 조절 기술까지, 물리적 자극을 치료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생명과학은 오랫동안 유전자와 분자 중심으로 발전해 왔지만, 이제는 '힘'이라는 새로운 관점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주요 내용만 간략히 소개해 드렸습니다. 보다 자세한 연구 내용과 사례는 발표집과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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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수의 감아차기는 왜 휘어질까? 축구 경기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 중 하나는 프리킥 골입니다. 상대 선수가 반칙을 범했을 때 주어지는 프리킥은 때로는 페널티킥보다도 더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손흥민 선수나 베컴 선수처럼 공을 감아 차는 선수의 슈팅은 더욱 그렇습니다. 공은 처음에는 골대를 한참 벗어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공이 빗나갔다고 생각하는 찰나, 공은 갑자기 방향을 틀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1997년 프랑스와 브라질의 친선경기에서는 이 현상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브라질의 로베르토 카를로스가 약 35m 거리에서 프리킥을 찼는데, 공은 골대 바깥으로 향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믿기 어려운 곡선을 그리며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당시 팬들은 이 슈팅을 "UFO 슛"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장면은 축구 팬들뿐 아니라 물리학자들의 관심도 끌었습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진이 공의 회전과 공기 흐름을 분석하며 "저런 궤적이 정말 가능한가?"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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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왜 휘어질까? 비밀은 바로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 에 있습니다. 공에 강한 회전을 주면 공기 흐름이 달라집니다. 공의 한쪽에서는 공의 회전 방향과 공기 흐름 방향이 같아지고, 다른 쪽에서는 서로 반대가 됩니다. 그 결과 한쪽에서는 공기가 빨리 흐르고, 다른 쪽에서는 천천히 흐르게 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베르누이 법칙(Bernoulli Principle) 입니다. 비행기가 나는 원리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공기가 빠르게 흐르는 곳은 압력이 낮아지고, 느리게 흐르는 곳은 압력이 높아집니다. 비행기 날개는 윗면과 아면의 압력 차이를 이용해 하늘로 떠오릅니다. 축구공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전하는 공의 양쪽에 압력 차이가 생기면 공은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밀려나며 휘어집니다. 이때 이 힘을 마그누스 힘이라고 합니다. 즉, 공을 휘게 만드는 것은 공기입니다. 선수는 발로 회전을 주고, 실제로 공을 옆으로 밀어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공기의 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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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차는 것보다 중요한 것 많은 사람들이 감아차기의 비결은 강한 슈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에 얼마나 많은 회전을 주느냐(Spin Rate) 가 더욱 중요합니다. 프로 선수의 프리킥은 일반적으로 시속 90~120km의 빠른 속도로 날아가며, 공은 분당 약 500~800회(rpm) 회전합니다. 이처럼 높은 속도와 회전이 공기 흐름을 변화시키면서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 를 만들어내고, 공은 수비벽을 넘어 골문 구석으로 휘어 들어갑니다. 또 하나의 핵심은 공의 정중앙이 아니라 살짝 옆을 차는 것입니다. 공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지점을 맞혀야 회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는 당구에서 공의 옆면을 쳐야 회전이 걸리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결국 최고의 프리킥 키커는 단순히 힘이 좋은 선수가 아닙니다. 원하는 속도와 원하는 회전수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능력, 바로 그것이 환상적인 감아차기를 완성하는 핵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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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는 왜 알고도 못 막을까? TV로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니, 저 방향으로 오는 걸 봤는데 왜 못 막지?" 하지만 실제 골키퍼 입장에서는 상황이 훨씬 어렵습니다. 시속 100km의 공은 약 1초 만에 골문에 도착합니다. 인간의 반응 시간은 약 0.2~0.3초 정도이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골키퍼는 사실상 공을 보고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예측해야 하죠. 그런데 감아차기는 이 예측을 깨뜨립니다. 처음에는 골대 밖으로 나갈 것처럼 보이던 공이 마지막 순간 안쪽으로 휘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시험 답안을 거의 다 적었는데 마지막 줄에서 문제가 바뀌는 셈입니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골키퍼들도 완벽한 감아차기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때가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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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회전 슛은 더 이상하다 감아차기보다 더 신기한 슛도 있습니다. 바로 무회전 슛입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프리킥이 대표적입니다. 무회전 공은 회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비행 중 공 뒤쪽에서 카르만 소용돌이(Karman Vortex) 가 불규칙하게 발생합니다. 이 소용돌이가 공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궤적을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쉽게 말하면 감아차기는 "계산된 곡선", 무회전 슛은 "공기의 변덕" 에 가깝습니다. 선수 입장에서도 무회전 슛은 어렵습니다. 공에 회전을 주는 것은 비교적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지만, 회전을 거의 0에 가깝게 만드는 것은 훨씬 정교한 임팩트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빗맞아도 회전이 생겨 무회전 효과가 사라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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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보는 월드컵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닙니다. 프리킥 하나에도 유체역학, 생체역학, 뇌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선수의 발끝에서 시작된 작은 회전은 공기 흐름을 바꾸고, 그 결과 수만 명의 관중을 환호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어 냅니다. 이번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놀라운 프리킥 골들이 나올까요? 과학의 눈으로 보면 축구는 더욱 재미있습니다. 다음 경기를 볼 때는 공의 궤적과 회전에도 한 번 주목해 보세요. 평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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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 최종현학술원 과학혁신2팀 | 이주섭 팀장, 이우원 PM, 전소민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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