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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요주의 과학] vol.23 의사 결정의 순간, 마치 popcorn

2025. 12. 25

 

과학의 최전선에서 전하는 인사이트 『요주의 과학』 

안녕하세요, 요주의 과학 구독자 여러분.
어느덧 2025년의 마지막 월요일입니다. 올해 7월 여러분께 첫 인사를 드린 이후 오늘로 벌써 23번째 월요일을 맞이했습니다. 함께해주신 모든 구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2026년에도 알차고 믿을 수 있는 과학기술계 소식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한데 단 한 가지, 살짝 달라지는 점이 있습니다. 『요주의 과학』이 새해부터는 격주 월요일마다 여러분을 찾아뵙게 됩니다. 조금 더 여유 있게, 그러나 더욱 밀도 높은 소식들로 만나 뵙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먼저, 지능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대열 교수님의 발표집을 전해드립니다. 이어서 두 번째로는 2025년을 대표할 요주의 '과학기술 이슈'들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인사도, 그리고 내년을 향한 첫 약속도 오늘의 『요주의 과학』과 함께 천천히 시작해 보시죠.

지능의 본질을 찾는 여정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든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지능이란 무엇일까요?"
 
이번 호에서는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존스홉킨스대학교 신경과학과 이대열 특훈교수님의 발표집을 소개합니다. 이대열 교수님은 뇌를 단순한 정보 처리 장치가 아니라,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을 조정해 온 '의사 결정 기관'으로 바라봅니다. 원숭이와 컴퓨터가 벌이는 게임을 통해 뇌의 '의사 결정 원리'를 탐구해온 이 교수님의 연구 여정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지능의 재정의
 
우리는 흔히 지능을 '복잡한 문제에 최적화된 해결책을 찾는 능력'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런데 이대열 교수님은 이 정의가 너무 좁다고 말씀하셔요. 무엇을 기준으로 ‘최적’을 판단하느냐에 따라, 지능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마치 논문 인용 횟수에만 매달리는 환경이 연구의 질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낳는 것처럼 말이죠. 이 교수님이 제시하는 지능의 진짜 정의는 이렇습니다.
 
“지능이란 불확실하고 변하는 환경 속에서, 삶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정답을 빠르게 찾는 능력이 아니라, 목표를 설정하고, 상황을 해석하며, 전략을 수정해 가는 과정 전체가 지능이라는 뜻입니다.  
원숭이와 컴퓨터의 가위바위보
 
이대열 교수님의 연구는 근본적으로 ‘뇌는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MRI 같은 간접 관찰을 넘어, 원숭이의 뇌 신경 세포가 내보내는 전기 신호를 전극을 통해 직접 기록합니다. 선택 직전의 망설임, 선택 이후의 반응, 그리고 결과를 학습하는 찰나의 순간을 추적하는 것이죠.
Q. 잠깐만.. 왜 원숭이로 실험하는거죠? MRI는 뇌의 전체적인 활동을 보는 데 탁월하지만, 신경세포 하나하나가 내보내는 정밀한 전기 신호를 포착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인간의 뇌와 구조적으로 가장 유사하면서도 통제된 조건에서 개별 세포의 복잡한 움직임을 가장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는 원숭이를 통해 지능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에서 발견된 뇌의 작동 방식이 현대 AI의 기반인 ‘강화학습’의 원리와 매우 닮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단순히 “성공했으니 반복한다”에 그치지 않아요. 가위바위보 실험에서 원숭이의 뇌는 자신이 하지 않은 선택의 결과까지 계산하며, “다른 수를 냈더라면 더 나았을 텐데”라는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습니다. 인간이 느끼는 ‘후회’와 매우 유사한 고도의 사고 방식이 뇌 안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셈이죠.
 
이 연구는 ‘사목(Connect 4)’ 게임* 실험으로도 확장되었습니다. 원숭이에게 사목 게임을 두게 하고, 게임 중의 뇌 신경 세포 작동 원리를 살펴보는 거죠. 이 게임에서 원숭이는 수를 놓기 전, 눈동자를 이리 저리 움직인다고 하네요. 머릿속으로 수많은 미래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있음을 상상하게 하는 대목이죠. 

*사목 게임: 오목과 같은 규칙이지만, 같은 색 말을 네 개 먼저 이어 놓으면 이기는 게임
실험실의 뇌과학, 우리의 삶으로 들어오다.
 
지능의 본질을 찾는 탐구는 이제 실생활과도 연결되고 있어요. 이 교수님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뉴로게이저(Neurogazer)’를 창업해, 뇌 영상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분석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30분가량의 MRI 촬영만으로 ‘두뇌 나이’를 예측하고, 인지 기능의 상태를 분석하는 기술이에요. 더 나아가 fMRI, MRI를 이용한 치매 진단에서는 90% 이상의 정확도를 선보이고 있답니다. 지능을 이해하려는 탐구가, 다시 인간의 삶을 돌보는 기술로 이어진 것입니다.
 
지능의 정의부터 뇌 실험의 생생한 현장, 그리고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냉철한 예측까지. 이번 뉴스레터에 담지 못한 풍부한 이야기가 이대열 교수의 발표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참! 그리고 아까 사목 게임 실험에서 원숭이가 수를 읽는 찰나, 연구진의 스피커에서는 '파바박'하는 팝콘 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고 하는데요. 과연 무슨 소리였을까요! AI 시대, 인간의 가치를 증명할 ‘진짜 지능’의 비밀을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2025년 과학의 장면들, 그리고 2026년의 방향

2025년의 마지막 『요주의 과학』은, 한 해 동안 과학계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으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사진으로 돌아보는 2025년 과학


연말엔 숫자와 그래프도 좋지만, 때로는 “사진 한 장이 과학을 더 잘 설명할 때”도 있죠. 네이처가 선정한 2025년 최고의 과학사진들은 그런 순간들을 모아 보여줍니다. 타투를 새긴 물곰부터, 산불과 기후의 현장, 우주와 현미경 속 미시 세계까지. 잠시 산책하듯 넘겨보다 보면, 과학이 얼마나 넓은 스펙트럼의 이야기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국문 기사 링크)

 

표지로 보는 과학계 뉴스 2025
과총은 2025년 과학계의 주요 뉴스를 사이언스 표지를 통해 정리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훑어볼 만한 목록인데요, 그중에서도 유독 귀여운 연구가 하나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바로 호박벌도 동료들로부터 유쾌한 기분이나 긍정적인 태도를 ‘전염’받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좋은 보상을 경험한 동료 호박벌과 함께 있던 개체는, 결과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번엔 잘 될지도 몰라” 라며 더 낙관적인 선택을 하더라는 것이죠. 연구자들은 이런 현상을 ‘감정 전염’ 효과로 설명합니다. 작은 곤충의 실험이지만, 읽고 나면 묘하게 기분이 밝아지는 대목이네요.

2026년을 흔들 ‘큰 변화’

 

네이처는 한발 앞서 2026년에 주목할 과학 이벤트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네이처는 2026년을 과학의 가속과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해로 규정합니다. 이 가운데 네이처가 가장 큰 변화로 꼽은 키워드 중 하나는 ‘AI 과학자(AI scientist)’의 등장입니다. 여러 대형언어모델을 결합한 AI 에이전트가 실험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까지 수행하는 연구가 점점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제 AI는 단순한 분석 도구를 넘어, 과학 연구의 전체 흐름을 다시 짜는 ‘메타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이야기죠. (국문 기사 링크)

 

중국은 'AI for Science'를 핵심 국가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고, 미국은 지난 12월 ‘제네시스 미션’을 출범시키며 정부 데이터와 국립연구소, 슈퍼컴퓨팅 자원을 묶어 AI 기반 과학발견을 가속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AI가 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열쇠라는 인식이, 이제는 연구실을 넘어 국가 정책의 언어로 번역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일부 사례에서는 데이터 삭제 같은 심각한 오류가 보고되며, 신뢰성과 검증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예산 갈등이나 정책 변화 같은 과학 외부 환경 역시 연구의 방향과 속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올해의 과학 얼굴들”도 놓치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2025년을 사람의 얼굴로 정리해보고 싶다면 네이처가 선정한 2025년 과학계 빛낸 10인도 살펴볼 만합니다(국문 기사 링크). 딥시크의 량원펑을 포함해, 각자의 자리에서 올해 과학의 흐름을 만들어온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기술과 정책, 실험과 사회를 잇는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2025년 과학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왔는지도 자연스럽게 보일 겁니다.
발행인 : 최종현학술원 과학혁신2팀 | 이주섭 팀장, 이우원 PM, 전소민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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