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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 과학] vol.15 내 비서가 되어주겠다는 AI…누구세요?

2025. 11. 03

 

과학의 최전선에서 전하는 인사이트 『요주의 과학』 

안녕하세요, 『요주의 과학』입니다.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서 '요 주엔 무엇을 주목해 볼까요!'라고 묻는 것조차 숨 가쁜 시대입니다.

     

AI는 이제 기술의 영역을 넘어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름을 익히기도 전에 이미 다음 세대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번 호는 그 빠른 흐름 속에서 길을 잃은 분들을 위해, 생성 AI의 원리와 현재를 가장 쉽게 풀어드리는 ‘AI 기본 안내서’가 되어 드리려 합니다.

     

윤성로 서울대 교수님의 강연을 통해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기본 개념부터 윤리적 그림자까지 명쾌하게 짚어봅니다. 또 지난 3주간 이어진 노벨 과학상 시리즈의 마지막 편, ‘화학상’ 수상자들의 이야기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요주의 과학』은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과학 뉴스를 쉽고 재밌게 전해드립니다.

     

자 그럼, 출발해볼까요?

일상 속 AI, 핵심은 생성 AI

오늘 『요주의 과학』의 첫 번째 주인공은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윤성로 교수님입니다. 윤교수님께서는 굉장히 오랜 기간 AI를 연구해 오셨어요. 거대언어모델(LLM)*과 인공일반지능(AGI)* 등 최신 트렌드를 꾸준히 탐구하고 계십니다. 2020~2022년에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 공동위원장으로서 우리나라 데이터·AI 국가 전략 수립에도 기여하셨어요.

 

*거대언어모델: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

*인공일반지능: 인간처럼 생각하고 학습하며, 인간이 할 수 있는 어떠한 지적인 과제라도 수행할 수 있는 가상의 인공지능

 

그런 윤 교수님도 “AI가 이렇게 각광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합니다. 도대체 AI는 어떻게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까지 모두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생성 AI(Generative AI)’의 원리에 있습니다.

잠깐! SK AI Summit 소식

오늘부터 내일(11/4)까지 코엑스에서 SK AI Summit 2025가 열립니다. 윤성로 교수님께서도 키노트 스피커로 참여하실 예정인데요. 한국 AI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중요한 장이랍니다.
오프라인 등록은 마감되었지만, 온라인 참여는 가능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꼭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AI, 어디까지 왔을까?

2025년의 우리는 “텍스트 한 줄로 세상을 만드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윤성로 교수님의 사진을 애니메이션 화풍으로 바꿔줘”라고 하면, 작가가 그린 것 같은 이미지를 뚝딱 만들어내죠.

 

최근에는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단계로 진화했습니다. 이 기술을 ‘멀티모달(Multi-Modal) AI’라고 부르는데요. 덕분에 기계가 마치 인간처럼 여러 감각을 동시에 활용해 복잡한 정보를 다룰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이 바로 ‘AI 에이전트*’로 이어집니다.

 

*AI 에이전트: 사용자의 지시 없이 스스로 주변을 인식하고 학습해, 목표를 달성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

 

지난달 28일 카카오가 ‘ChatGPT for Kakao’ 출시를 발표하며 챗GPT를 카카오톡에 탑재하고 Kakao Tools로 지도·검색·선물하기를 연결하였다고 밝힌 것도 같은 흐름이에요.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의도를 해석하고 실현하는 협력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AWS CEO 맷 가먼(Matt Garman)도 최근 APEC 연설에서 “AI 에이전트가 생성형 AI를 실제 혁신으로 바꾸는 핵심”이라고 말했죠.

  

그리고 그 다음은?

AI가 가상 세계를 넘어, 실제 환경 속에서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학습하는 피지컬 AI의 시대가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생성 AI의 비-밀

 

AI는 기능적으로 크게 ‘구분(Discriminative)’과 ‘생성(Generative)’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구분 AI가 “이건 고양이, 저건 강아지”처럼 데이터를 분류하고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생성 AI는 “새로운 고양이 이미지를 직접 만들어내는 것”처럼 전혀 없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거예요. 즉, 구별해내느냐 아니면 창조해내느냐 의 차이인 것이죠. 


그러니, 아까 “이 사진을 애니메이션 화풍으로 바꿔줘”라는 명령을 수행한 건 ‘생성 AI’입니다. 생성 AI는 학습한 데이터의 ‘패턴’을 토대로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냅니다. 단순히 무작위 조합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들 사이의 의미 있는 관계를 이해하고 재구성하죠.


이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매니폴드(manifold) 가정*’입니다. AI는 복잡한 고차원 데이터를 단순화해 구조를 파악하고, 신경망(neural network)을 통해 그 관계를 추론합니다. 덕분에 “의미 없는 조합”이 아니라 “맥락 있는 창작”이 가능해진 거예요.

 

*매니폴드 가정: 고차원 데이터(복잡하고 많은 특징을 가진 데이터)라도 사실은 저차원의 매니폴드(더 간단한 작은 차원의 공간)에 규칙적으로 놓여있다는 가정

 

기술의 그림자, 그리고 숙제

 

하지만 이토록 놀라운 기술의 발전에는 늘 그림자가 있어요. AI는 특히 거짓말과 표절 문제, 저작권 침해, 딥페이크 악용 등의 우려가 존재하죠. 윤성로 교수님은 “기술의 미래는 밝지만, 더 확장되기 위해서는 윤리적 숙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돕는 ‘도구’로 남을지, 혹은 우리의 영역을 대체할 ‘주체’로 진화할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겠습니다.

 

이번 『요주의 과학』이 여러분께, 복잡한 AI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단한 이정표가 되길 바라며, 지금 바로 윤성로 교수님의 발표집을 통해 더 깊이 있는 AI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노벨과학상 특집 - 요번 주, 화학상

2025 노벨 화학상 이야기 - 분자 레고로 구멍 숭숭 집을 짓는다?

 

올해 노벨 화학상은 ‘금속-유기물 골격(metal-organic framework, MOF)’ 연구를 선도한 세 명의 과학자(KITAGAWA Susumu, Richard ROBSON, Omar M. YAGHI)가 공동 수상했습니다.

MOF는 ‘금속(metal, M)’ 이온과 ‘유기(organic, O)’ 분자로 이루어진 3차원 결정 ‘구조(framework, F)’로,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 구멍을 무수히 품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중요한 것은 MOF가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이 아니라, 화학자들이 조립해서 만든 인공 구조물이라는 사실!

 

실리콘, 아스피린, 각종 플라스틱…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합성 물질이 한두 개가 아닌데, MOF는 뭐가 달라서 이토록 주목받는 걸까요? MOF 등장 전까지 새로운 물질을 만든다는 건 ‘분자 하나’를 설계하고 합성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MOF에서 분자 하나는 완성품이 아니라, 더 큰 그림을 위한 ‘부품’입니다. 기본 분자들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맞물려 거대한 입체 구조를 이룬 것이 바로 MOF입니다.

 

MOF를 만드는 과정은 레고 조립과 비슷합니다. 금속 이온을 하나의 블록, 유기 분자를 또 다른 블록이라고 생각하면, 어떤 블록을 골라서 어떻게 연결하는지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리죠.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합성한 MOF만 해도 10만 종 이상이고, 앞으로 새로운 종류가 계속 만들어질 전망입니다.

 

원하는 모양의 분자 구조물을 설계하고 합성한다?! 말로는 쉬워도 화학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일입니다. 단일 분자를 설계하고 합성하는 건 그나마 할 만하지만, 서로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은 기본 블록을 만들어서, 규칙적인 배열을 지니면서, 빈 공간도 많으면서, 안정적인 3차원 구조물을 세우는 건 Another Level! 특히, 어떤 물질의 화학적 조성을 안다고 해서 구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1차원→2차원→3차원으로 갈수록 구조 예측 난이도가 증가하며, AI 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3차원 분자 구조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이 힘든 걸 해낸 분들이 이번 노벨 화학상의 주인공이란 말씀! 최초의 MOF는 1989년 리처드 롭슨(Richard ROBSON) 손에서 탄생했는데, 구조적 안정성이 좀 떨어지는 게 단점이었습니다. 이후 기타가와 스스무(KITAGAWA Susumu)와 오마르 야기(Omar M. YAGHI) 덕분에 더 튼튼하고 다양한 MOF가 세상에 나왔죠.

 

MOF는 구조만 멋진 게 아니라 기능성도 뛰어납니다. 숭숭 뚫린 ‘구멍’이 킬포! 구멍의 크기와 화학적 성질을 정교하게 설계하면 원하는 물질을 그 안에 잡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다시 꺼낼 수 있습니다. 스폰지처럼 말이죠. 구멍이 많다는 건 타깃 물질에 접촉할 수 있는 표면적이 넓다는 뜻이에요. MOF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단 1g이 가진 표면적이 축구장 면적(약 7140 ㎡)을 뛰어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MOF가 어떤 물질을 흡착했다 내보내는지 보면 더 놀랍습니다. MOF-303은 사막에서 밤 동안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한 후 낮에 방출하고, CALF-20은 기후변화의 원흉인 이산화탄소를 흡착합니다. UiO-67은 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오염 물질(forever chemical)’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을 제거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ZIF-8은 폐수로부터 희토류 원소를 회수하는 데 쓰일 수 있고, MIL-101를 이용하면 원유 정제 과정에 필요한 촉매를 저장하거나, 의약품을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요.

 

이렇게 MOF는 ‘분자 건축물’ 시대를 열었으며,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대한 해결책까지 쥐고 있는 신소재입니다. 상용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미래에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MOF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발행인 : 최종현학술원 과학혁신팀 | 전소민 PM(에디터), 정민선 팀장(특별기고), 이주섭 팀장, 이우원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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