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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 과학] vol.10 뇌 과학, 마법과 현실 사이를 넘나들다

2025. 09. 22

 

과학의 최전선에서 전하는 인사이트 『요주의 과학』 

 

이번 주 『요주의 과학』은 첨단과학이 열어가는 뇌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스탠포드 이진형 교수가 15년 넘게 도전해온 뇌 진단과 치료의 새로운 여정, 그리고 뉴럴링크의 공동창업자 서동진 박사가 들려주는 '텔레파시'와 '전뇌 인터페이스'의 미래까지. 

 

난해하기만 했던 뇌의 복잡함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오늘날, 뇌과학은 어떤 문턱 앞에 서 있을까요? 이번 주, 그 첨단의 현장을 함께 따라가 보시죠.

불가능이라던 길 끝에서 열린 뇌의 지도

이번 주 『요주의 과학』의 주인공은 스탠포드대 이진형 교수님입니다. 서울대를 거쳐 스탠포드 전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전형적인 ‘공대 엘리트’였지만,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외할머니로 인해 인생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구하고 싶다는 절실함이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의학과 뇌과학의 세계로 이끌었죠. 남들이 어렵다고, 안 된다고 한 길을 15년 넘게 파내려가며 끝내 뇌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냈습니다.

 

미국 젊은과학자상, Sloan 펠로우십, NIH 파이오니어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의 소유자지만, 교수님은 연구만큼이나 사람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가족·친구와 어울리며, 테니스·골프·자전거로 땀 흘리는 걸 즐기고, TV 보는 걸 좋아하는 인간적인 연구자이죠. 실제로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뇌과학 이야기를 대중과 유쾌하게 나누기도 했습니다.

“측정할 수 있어야 고칠 수 있다.”

 

치매·파킨슨 같은 뇌질환은 사회적으로 그 심각성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문제입니다. 전 세계 환자만 약 10억 명이고, 미국에서만 연간 1400조원이 쓰이고 있죠. 환자들의 뇌 기능을 정상화하려면 먼저 비정상임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기능을 측정하지 못하면 진단은 추정에 머물고, 치료는 시행착오가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뇌 기능 측정의 최전선은 여전히 병원의 문진표입니다.

 

뇌에도 쌍둥이가 있다

 

이진형 교수님의 해법은 ‘뇌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입니다. 환자의 뇌를 닮은 컴퓨터 속 쌍둥이를 만들어, 어떤 회로를 어떻게 건드리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 특정 신경세포를 광유전학*으로 자극하고, 그 반응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으로 뇌 전체 수준에서 관찰합니다. 동시에 전기생리학*으로 단일 세포의 신호까지 기록해, 미시적 변화와 거시적 변화를 함께 연결하죠. 이렇게 쌓은 데이터로 디지털 트윈을 업데이트하면, 실제 실험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가설도 컴퓨터 속 뇌에서 쉽게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광유전학 (Optogenetics): 빛으로 특정 신경세포를 켜고 끄는 기술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functional MRI): 뇌 전체의 활동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는 뇌 영상 기법
*전기생리학 (Electrophysiology): 뇌세포의 전기 신호를 직접 측정하는 방법

교수님이 창업한 LVIS는(로큰롤의 제왕 '엘비스'와 발음이 같습니다) 환자의 뇌 신호를 AI로 분석해, 의사가 한눈에 볼 수 있는 ‘뇌 지도’를 제공합니다. 이진형 교수님은 “도로에서 GPS를 켜고 길을 찾듯, 디지털 트윈을 통해 뇌 신호를 읽어내는 뇌 내비게이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증상만으로 추측하던 진단을 넘어, 실제 회로의 흐름을 확인하며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겁니다.

 

누구나 뇌가 건강한 세상으로

 

이런 기술은 단순히 새로운 진단법을 넘어, 의료 격차 해소와도 직결됩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도 신경외과 의사가 2만여 명당 한 명에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에는 전문의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비용·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하는 디지털 트윈이 보급된다면, 첨단 뇌 질환 케어가 특정 국가나 계층의 특권이 아니라 보편적 의료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디지털 트윈내일의 표준 진단·치료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 주, 요주의 답을 찾아 함께 읽어보시죠.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세상, 얼마나 가까울까?

마술보다 강력한 기술

 

“어릴 적 저는 마술을 정말 좋아했어요. 제가 기술을 사랑하는 이유는 훌륭한 기술은 마술과 같으면서도 더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마술은 비밀을 알게 되면 '마법'이 사라지지만, 기술은 더 깊이 이해할수록 그 '마법'의 힘은 더욱 강력해지죠.”

 

혹시 텔레파시 믿으시나요?

 

내 생각을 말하지 않고도 멀리까지 전달할 수 있는 초능력이죠. 최종현학술원은 지난 9월 15일, 서동진 박사를 초청하여 뉴럴링크(Neuralink)에서 만들어가고 있는 그런 ‘마법 같은 기술’을 이해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서동진 박사를 비롯한 8명의 과학기술자들이 의기투합해 세운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입니다. 뉴럴링크에서는 마음과 몸의 연결을 잃은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기술, ‘텔레파시(telepathy)’를 개발해 왔습니다.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사람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문명’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되고(특히 한국 문명을 플레이 한다고 하네요!), 부상 후 10년 만에 학교로 돌아가 신경과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초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새로운 선택

 

텔레파시뿐만 아니라 시각 복원, 언어 복원, 로봇 팔 제어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지만 서동진 박사의 장기 목표는 ‘전뇌 인터페이스(whole brain interface)’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두뇌의 특정 부위가 아니라 뇌 전체를 읽고 쓰며, 무선으로 24/7 데이터 교환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죠. 물론 두뇌에 전극을 심는다고 생각하면 저부터 적잖은 거부감이 듭니다. 아무리 정밀한 외과 로봇이 fMRI 이미지를 확인해가면서, 머리카락보다 20배 얇은 전극을 삽입한다고 하더라도요.

 

하지만 서동진 박사는 “앞으로 3~4년 안에 일반인도 뇌 인터페이스 이식을 선택하는 전환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뉴럴링크의 목표는 단순한 재활을 넘어, 초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할 인간 능력의 확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초인적 성능의 조짐도 보입니다. 뇌의 신호가 근육의 한계를 뛰어넘어 직접 통신으로 전달되면서, 환자들은 가끔 "내가 그렇게 하려 생각하기도 전에 커서가 이미 움직였다"고 말합니다. 생각의 속도로 AI와 대화하고, 찰나의 속도에 로봇팔이 반응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거죠. 스마트폰이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했듯,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다음 세대의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미래 세대의 열정으로 빛난 토론의 순간

 

강연만큼이나 놀라웠던 것은 학생들의 열띤 토론이었습니다. 전문가 못지않은 통찰력 있는 질문을 열정을 담아 앞다투어 던졌습니다. 덕분에 BCI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논의부터 빠른 반복광적인 긴박감으로 대표되는 뉴럴링크의 기업 문화까지, 폭넓은 논의가 펼쳐졌습니다. 여기에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의 노련하면서도 날카로운 진행이 더해져 질문 하나하나가 깊이있게 풀렸고, 한 시간 넘는 Q&A가 어느새 지나가 버렸습니다.

 

현장의 열기와 생생한 순간은 글로 다 전하기 어렵습니다.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면서 그 분위기를 함께 체감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발행인 : 최종현학술원 과학혁신 2팀 | 이주섭 팀장, 이우원 PM, 전소민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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