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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 과학] vol.6 출근길, 택시 대신 드론 불러볼까

2025. 08. 22

 

과학의 최전선에서 전하는 인사이트 『요주의 과학』

 

하늘은 때로는 이동의 길이 되고, 때로는 전쟁의 무대가 됩니다.

 

이번 주 『요주의 과학』에서는 심현철 교수의 ‘미래 모빌리티’ 이야기와 DARPA의 ‘모자이크 워페어’ 전략을 함께 소개합니다. 편리한 이동수단이자 동시에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는, 과학기술의 두 얼굴, 지금 확인해 보시죠.

 



세계 드론 레이싱 우승자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오랜 만에 다시 과기위 멤버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주 발표자는 KAIST 심현철 교수님입니다.

 

KAIST 심현철 교수님은 자율비행 드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연구자입니다. 수많은 드론 대회에서 우승 및 수상하셨고, 가장 최근 2025년에는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자율드론 레이싱 대회에서 종합 3위(상금 약 1억 5천만 원!)를 차지하였습니다. 이처럼 교수님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극한의 실전 무대에서 한국 연구진의 역량을 세계에 뽐내고 있죠.

오늘 발표에서는 학문적 연구와 더불어 국책 과제와 국제 규정 논의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기술 발전과 정책 과제를 짚어주셨습니다. 한번 같이 들여다보실까요?

 



조종사 없는 비행기 도착!

 

상상해 보세요. 2028년 어느 날 인천공항에 화물기가 착륙했는데, 조종석에 조종사가 없습니다.
 
놀라운 상상은 곧 현실이 됩니다. 완전자율비행은 아직 멀었지만, 지상에서 원격으로 조종하는 RPAS (Remotely Piloted Aircraft System)는 곧 상용화될 전망입니다. 이륙은 인천, 착륙은 뉴욕에서 맡는 식의 다중 조종도 가능하죠. 안전 데이터가 더 쌓인다면, 화물기를 넘어 언젠가 사람도 태우게 될 날이 올 수 있습니다.

 

드론택시,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도전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는 많은 사람들에게 “막히지 않는 출근길”이라는 꿈을 안겨주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혹시 추락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 없이 탈 수 있도록 대형 여객기 수준의 신뢰성이 확보되어야합니다. 최고 속도가 250km/h 미만으로 그닥 빠르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죠. 또한 민간·군용 항공기와의 공역 충돌 방지 문제, 전기차 대비 10배 더 높은 에너지 소모에 따른 탄소 발자국 문제 역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자율주행차, 더 가까운 미래

 

“명절에 정체가 풀리려면 차량이 약 10% 정도 줄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서울 하늘에 수만 대의 자동차가 떠있어야 하는데 그 광경이 과연 유토피아일까요, 디스토피아일까요?”

 

심 교수님은 자율주행과 자율비행을 모두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적으로는 자율비행이 단순해 보이지만, 안전과 신뢰성 확보는 훨씬 더 어렵다”고 강조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환경에서라면, 서울-대전 같은 구간 이동에선 드론택시보다 자율주행차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더욱이 버티포트(드론택시 전용 공항) 접근 시간까지 고려하면, 자율주행차가 비용·속도 면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

 

UAM은 단순한 관심이나 정책적 구호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려운 고난도의 기술 분야입니다. 건설·통신·인프라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장밋빛 미래만을 내세우며 투자를 부추기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심현철 교수는 이런 점에서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투명한 정책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연구자는 기술의 현실과 가능성을 정직하게 제시하고, 정책은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말고 책임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균형이야말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여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드론이 바꾼 전쟁의 풍경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전장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불과 수백만 원짜리 드론이 수십억 원짜리 전차를 무력화시키는 장면은, 군사력의 무게 중심이 ‘비싼 플랫폼’에서 ‘유연한 네트워크’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변화를 일찍 읽어낸 곳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 DARPA입니다. 인터넷, GPS, 스텔스 같은 혁신을 만들어온 DARPA는 “10년 뒤 전쟁은 어떻게 달라질까?”를 늘 고민해 왔고, 그 답 중 하나로 "모자이크 전쟁(Mosaic Warfare)"을 제시했습니다. 값싸고 기동성 있는 드론, 센서, 소프트웨어를 작은 조각처럼 이어 붙여 전장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만드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개념이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우크라이나군은 ‘GIS 아르타(ARTA)’라는 군용 소프트웨어로 포병 타격을 조율하는데, 마치 ‘우버(Uber)’ 앱처럼 각지에서 공유된 정보를 종합해 최적의 화력을 배정합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이 결합되면서 기존 통신망을 하나의 유연한 네트워크로 묶을 수 있었고, 그 결과 러시아보다 훨씬 빠른 작전 템포를 유지하며 전장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습니다.
 
CSBA 보고서는 모자이크전을 “분산된 전력을 신속하게 조립·재구성해 아군에게는 적응성과 유연성을, 적군에게는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안기는 전쟁 개념”으로 정의합니다. 기존의 ‘킬 체인(Kill Chain)’이 하나의 고리만 끊어져도 무력화되는 구조였다면, 모자이크전은 다수의 저가 전력과 AI 보조 의사결정이 얽힌 ‘킬 웹(Kill Web)’을 지향합니다. 하나의 노드가 파괴돼도 전체 작전은 지속되는 구조죠.
 
결국, 드론, 로봇, 인공지능, 민간 네트워크까지 결합한 이 새로운 전쟁 양식은 “작게, 빨리, 유연하게”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DARPA가 미래를 그리던 그림이 이제 실제 전장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과학기술이 전쟁을 이렇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분명한 교훈도 남깁니다. 우리 역시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DARPA처럼 먼 미래를 상상하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기술은 우리의 선택과 무관하게 다른 나라의 전략이 되어 돌아올 수 있습니다.

 

DARPA의 역사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탄생한 이 조직은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스스로 "기술적 놀라움"을 만들어내며, 위험 감수·실패 수용·유연성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어왔습니다.

 

오늘날 드론은 ‘하늘의 택시’가 될 수도, ‘하늘의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기술의 본질적 이중성(dual-use)을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그것을 어디로 이끌 것인가입니다. 정직한 연구와 책임 있는 정책이 맞물릴 때, 과학기술은 우리의 안보와 성장을 지탱하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발행인 : 최종현학술원 과학혁신 2팀 | 이주섭 팀장, 이우원 PM, 전소민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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